본문 바로가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오피셜] 홍명보 국대 감독 선정 이유(영상) | 박주호 내부 고발(영상) | 울산팬들 대대적 시위 예정

반응형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 2013~2014년 대표팀을 이끌며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이로써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하게 되었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홍명보 울산 감독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배경을 설명하며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악수 중의 악수, 축구협회는 모든걸 잃었다.

총대맨 이임생 이사 

대한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과 최종 결정은 오롯이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의 몫이었다.  “규정과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법률적 검토를 거쳤다”는 이 이사는 지난 2일 유럽으로 곧장 출국해 4일까지 2명의 외국인 감독 최종후보자와 면접을 진행한 뒤 지난 5일 낮,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하는 비행기서 “나의 어떤 결정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이 이사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홍명보 감독의 집을 찾아갔다.

오후 11시경 K리그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홍 감독을 만난 이임생 이사는 여러 차례 설득에 나섰고, 결국 OK 사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고민과 결정을 홀로 내리며 사실상 총대를 멨다.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에서 추린 3명의 후보자들을 만나겠다고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 드렸다. 그때 회장님이 말씀하신 건 딱 하나였다.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해라’였다”며 “마지막 결정도 회장님께는 보고를 드리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을 만나고 결정한 후에 현재 전력강화위원회 분들들 다시 소집해 미팅을 해야 했지만 다시 미팅을 하게 되면 언론이나 외부로 정보가 나가는 게 두려웠다”며 “개별적으로 다섯 분의 위원들한테 최종 후보 중에 내가 최종 결정을 해도 되겠냐고 동의를 얻고 나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임생 이사는 “나의 낮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다만 내 스스로 내린 결정에 후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박주호 내부 고발

지난 2월부터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의 입에서 홍명보 국대 감독 선임을 두고 "진짜 몰랐다" 라는 말이 나왔다.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위해 최일선에서 일한 박주호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지 몰랐다고 한다. 5개월 가까이 전력강화위원회가 헛물켰다는 의미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캡틴 파추호’에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제하의 50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지난 넉 달을 돌아본 박주호는 “사실 (전력강화위 내부) 흐름이 계속 홍명보 감독님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안에서 있었다. 어쨌든 계속 언급하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홍명보 감독님이) 인터뷰 때 안 하신다고 했기 때문에, 계속 (홍명보 감독을) 얘기하고 계시는 분들은 있더라도 새로운 인물들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홍명보 감독 선임은) 정확한 절차, 회의 내용에서의 절차를 거친 건 절대 아니다. 아무것도 맞는 말이 없다. 대표팀 감독을 안 하신다고 했는데 된 것도, 며칠 안에 어떻게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정해성 위원장과 이임생 총괄이사는 앞서 유럽에 왜 갔는지도 모르겠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라고 했다.

박주호는 영상 촬영 중 홍명보 울산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와, 진짜로? 와, 대박!”이라고 했다. 당황한 그는 “정말 몰랐다. 홍 감독이 계속 고사하셔서 아닌 줄 알았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앞으로도 필요가 없다. 5개월 동안 무얼 했나 싶다. 허무하다”고 토로했다. 이로써 전력강화위원회는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게 자명하게 드러났다. 아울러 이번 전력강화위원회가 홍명보 감독 선임을 위한 판을 만든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울산 팬들 시위 예정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떠나 대표팀으로 향하기로 변심하면서 울산 팬들, 그리고 선수들은 하루아침에 사령탑을 잃게 됐다. 이미 시즌이 한창인 K리그 사령탑에게 축구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한 KFA의 행정부터 비판받아야 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 건 홍명보 감독의 결심이었다. 이임생 이사가 삼고초려를 했든, 얼마나 간절하게 부탁을 했든 지금까지 그래왔듯 거절 의사를 명확히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기도 했다. 팬들과 선수들이 느끼고 있을 허망한 감정을 달래거나 위로하는 건 오롯이 홍명보 감독의 몫이 됐다.

무엇보다 울산 팬들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직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 후보군에 거론됐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홍 감독을 지키려 했던 건 울산 팬들이었다. 팬들은 축구회관 등 일대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했고, 근조화환을 통해 팬들의 분노를 전달했다. 대표팀 감독 부임 가능성에 명확하게 선을 그은 홍 감독에게 그동안 팬들이 환호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홍 감독은 그런 팬들을 뒤로한 채 대표팀으로 향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울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중동으로부터 거액의 연봉을 제안받고도 홍명보 감독의 설득으로 팀에 남은 베테랑 선수나, 홍 감독의 러브콜 속 울산 이적을 결심한 선수들은 정작 사령탑이 시즌 도중 떠나는 황당한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더구나 울산은 K리그1 우승 경쟁은 물론 코리아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모두 나서야 한다. 시즌 도중 감독이 떠나면서 헝클어진 계획은 이제 남은 구성원들의 몫이 됐다. 

한편 울산 서포터인 ‘처용전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은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라며 “우리는 축구 팬들에게 다시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공개했다.

울산 팬들의 반발이 홍 감독을 향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것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홍 감독이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유력한 10일 울산-광주FC전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점쳐지고 있다. 처용전사의 한 관계자는 “국가대표 홍명보 감독님 수요일에 두고 봅시다”라고 예고했다.

이기적인 축구협회에 선수들만 멍들어 간다.

축구협회에서 축구인 출신이 아닌 현대 계약의 HDC 회장인 정몽규를 축구협회장으로 추대한 이유는 대기업을 이끈 노하우와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을 기대해서였다. 하지만 최근 정몽규 회장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대기업을 이끈 회장 출신이 맞는지 의심되는 지점이 많다.

2023년 AFC 아시안컵 유치 실패와 FIFA 평의회 위원 선거, 아시아 축구 연맹 (AFC) 부회장 선거에서 큰 표차이로 낙선하며 외교적 감각이나 네트워크 관리 역량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2023년 3월 28일엔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선수들이 포함된 축구인 100명을 사면한다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발표를 단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결국 3월 3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재심의를 통해 사면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이 사태를 촉발한 자신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권한도 없고 얼굴 마담이었던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들만 사퇴했다.

이 사태를 제외하더라도 여러차례 축구 행정가로서 능력 부족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을 임명한 일이나 파주 NFC 계약 미연장과 천안 NFC 늑장 준공으로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할 공간이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촉발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대신해 황선홍 임시 감독을 임명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직을 겸직하게 된 황선홍 감독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책임소재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재정적 지원 역시 매우 미약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을 영입할 때 사재 40억 원을 출연했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포상금으로 29억 원을 쾌척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실제로 내역을 살펴보니 본인의 돈이 들어간 것은 단 2,000만 원뿐이었고 나머지 돈은 HDC현대산업개발 법인의 출연이었다.

이 와중에 거부 의사를 밝혔던 홍명보 감독을 다시 기어코 선임시키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축구는 많은 걸 잃게 만들었다. 과연 뒤에만 숨어 있는 축구협회장은 이러한 대한민국의 축구인들의 맹 비난에도 왜 협회장 자리를 내려놓지 못하는지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인지, 개인의 욕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반응형